그동안 나는 여러 번의 기적 같은 합격 결과를 봐 왔지만, 이 지원자는 결코 기적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이 지원자의 보이는 지표만 보면, MIT Sloan에 합격하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지만, 그는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처음부터 그에게는 분명 예상되는 난관들이 있었다. 우선 다소 늦은 나이에 MBA에 도전하는 것이었고, GMAT 650점도 Top School에 지원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지원하기 전부터 MIT Admissions committee head인 Rod Garcia 와 communication을 하며 학교에 대한 관심과 loyalty를 표현해 나갔다. Mr. Garcia에게 멋진 인상을 주기 위해 우리는 함께 다양한 스토리와 질문들을 준비했다. 비록 Mr. Garcia 와는 10여 분의 짧은 대화밖에 하지 못하였지만, 분명 의미는 시간이었다고 믿는다.
연습한 대로 잘 이야기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나는 비로소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application material을 준비해 나가는 과정도 매우 dynamic 하였다. 그가 지금까지 경험하였던 경험 중 가장 MIT 스러운 것들을 찾아 나갔다. 오랜 기간 함께 brainstorming 하였던 것들을 샅샅이 review 하며 나와 그는 토론을 이어나갔고, 커버레터는 약 4차례의 다시 쓰기 과정을 통해 비로소 내용을 확정할 수 있었다. 물론 그 후 마이너한 수정도 수차례 이어졌다. Video Statement의 경우, 지원자의 부족한 영어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였다. 나는 우리의 외국인 인터뷰어에게 우리가 작성한 script를 녹음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 녹음 파일로 지원자는 열흘이 넘는 시간 동안 발음과 accent를 연습하였다. 실제 촬영 당일에는 실시간으로 나와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잘 녹화된 파일들을 선택해 나갔다.
물론 이 정도 노력은 누구나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Application을 제출한 후에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여러 전략을 함께 고민해 나갔다. 너무나 약점이 많았던 지원자이었기에 무언가 추가적인 노력이 분명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와 업무상 관련이 있는 Sloan 출신 사람들을 찾아 나섰고, 그들에게 추가적인 추천서를 요청드렸다. 물론 unofficial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리고 정말 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인 끝까지 최선을 다해본다는 차원에서 추가 추천서 작업을 시작해 나갔다. 한두 명도 아닌 5명을 찾아 추가 추천서를 부탁드리고 또 함께 이를 작업해 나갔다.
그 결과 너무나도 운이 좋게도 인터뷰 초청을 받는 데 성공하였다. 지극한 정성이 만든 결과라 나는 믿었고, 인터뷰 준비도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정성스럽게 해 나갔다. 우리가 보유한 예상 질문 하나하나에 대한 답변은 지원 전부터 시작한 brainstorming 과정에서 미리 진행하였기에 시간을 크게 save 할 수 있었다. 다만 그는 영어가 그리 능숙하지 않았기에 이 내용을 영어로 present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수차례의 연습을 통해 자신감도 생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뷰 후 그에게 카톡이 하나 왔다.
“인터뷰는 생각보다 빡세서 한시간 풀로 채웠네요”
그리곤 우리가 며칠 전 미리 준비해 둔 thank you letter를 조금 수정하여 발송하였다. 이 모든 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Sloan의 합격 발표일이 되었다. 그리고 그에게 다시 카톡이 왔다.
“선생님! 슬론 합격했어요!!! 정말 선생님 덕분입니다. 이 감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식사대접이라도해야하는데 코로나때메 영 편치 않네요 ㅠ 암튼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선생님 덕분에 연말이 너무 따뜻합니다!!”
아직 그와는 식사를 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가기 전에 한번 꼭 만나 진심으로 수고했다고 이야기해 주려 한다. 그리고 그러한 자세와 노력이라면 앞으로의 그의 삶에 이러한 기적이 분명 계속될 것이라 격려해 주고 싶다. 덕분에 나의 연말도 너무 따뜻했다.